[독자 기고] 오(조)봉완 옷소매 붉은 끝동(정조의 이야기)을 보고
MBC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 시청률 17.4%로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2021년 11월 12일부터 2022년 1월 1일까지 17부작이였던 이 드라마는 원작부터, 연출 감독까지 여자 작가와 예술가의 작품으로,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는 반 여성 분위기와 대조 되는 작품이다. 원작소설은 강미강 작, 극본은 정해리, 제작진은 김호영, 정지인, 송연화이며, 연출 감독은 정지인이다. 드라마 여주인공(이세영 역)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의 독립성을 내세우고 자신의 자유로운 생활을 중요시 하여, 그의 마지막 왕(이준호 역)에 대한 유언이 다음 세상에서 만나면 아는 척 하지 말고 옷만 스쳤으면 좋겠다 하여 왕을 섬찟하게 했다. 그는 제 일품 빈이 되는 것보다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을 더 원했다. 현대 여성의 진지한 페니미스트(feminist) 이념이다. 아들 우선주의의 부모와 사회의 억압하는 규율을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구애 없는 생활을 하는 것. 이것을 현대 한국의 남자들은 못 마땅하게 여겨 데모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돌려 “남존여비”의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 반여성 데모를 하는 청년들의 생각이라 믿는다. 최근 최상훈 기자가 뉴욕 타임스에 보도 한 바에 의하면 자본주의 국가 중 남녀 차별이 제일 심한 곳이 한국이라고 한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정조대왕(1752년 생, 1777-1800 통치)의 주로 연모의 이야기다. 조선 518년에는 모두 27대의 왕이 있었다. 그 중 22대 정조 대왕(이름, 산, 또는 성)을 세종대왕 다음으로 좋아할뿐 아니라, 한국 역사에 지식 있는 사람들의 공통되는 의견이다. 현대 한국인의 정조에 대한 호기심과 호감은 수개의 극과 드라마를 연출했다. 잘 알려진 드라마로는 77부작의 “이산”이라는 제목으로, 정조 역에 이서진이 출연했고, “한성 별곡” 제목하에 안내상이 정조 역으로 나온 것도 있다. 세종대왕은 엄청난 거인으로 존경하나, 정조대왕이 된 이산은, 외람하나, 나의 아들같이 애틋하게 느껴진다. 산은 11세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 사도세자가 쌀 뒤주에 갇혀 삼복 여름에 질식해서 숨지는 것을 보았다. 이로 인하여 산은 죄인의 자식이라는 낙인 하에 즉위 하는 과정에서 여러 난관을 경험했으나, 학자들 의견에 의하면, 그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슬기로운 조정과 할아버지 영조(1725-1777) 의 각별한 총애, 자신의 총명과 인품으로 인하여 세손으로 책봉되었다(1759). 영조 대왕이 타계 하기 1년 전(1775)부터 국정을 다스렸으며, 다음해에 즉위하여 총 25년 간 조선의 임금으로, 기울어져가는 조선의 재생에 헌신했다. 정조의 명성은 그의 아버지에 대한 효도이다. 이 드라마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는 수원에 화성을 짖고 한강에 임시 다리를 놓아 아버지의 유골을 모셨다. 한국 역사에서 능행도는 유명한 그림이다. 정조의 통치 시대를 역사가들은 조선의 르네상스(Renaissance) 시기라 한다. 조선 왕국에 마지막 서광이 비치고 희망이 보였던 때라 한다. 이 시기에 조선의 문화가 활발했다. 우리에게 알려진 문학, 한글로 쓰여진 소설, 광해군(1608-1623) 시절의 홍길동전의 재현, 민속화의 인기, 언문(한글)의 보편화를 후세들은 알게 된다. 그러나, 정조의 아쉬운 갑작스런 죽음(암살 소문)으로, 조선 왕조는 겉잡을 수 없이 쇠락한다. 어려서 수난을 겪어 그런지 정조는 관대하고 인정이 풍부 하였으나 결단성도 부족하지 않아, 자기 통치나 정책에 반대하여 위험을 주는 관료들은 서슴치 않고 처분했다. 그러나, 정조는 무엇보다 탕평책(당파를 없애기)을 기도하여 관료들의 상호 협조를 장려하고, 백성들의 생활을 향상시키려 노력했다. 드라마의 한 장면이 눈에 떠오른다. 한 노인이 선비 차림을 한 사람에게 말하기를, “자기 일생 처음으로 태평 성대를 맞아 노년의 생활이 편안하다”고 실토한다. 그 선비는 정조였다. ‘옷소매 붉은 끝동’의 인기 이유는 많다. 역사상 정조의 인기가 첫번째 이유다. 주역(이세영, 이준호)들의 뛰어난 연기, 여주인공의 미모, 남 주역의 남성스러움 등을 지적할 수 있다. 그 두 사람이 잘 어울리고, 유머가 있고 서로 존경하는 분위기도 드라마의 인기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사학 박사, 조지타운대학 명예교수) 오(조)봉완독자 기고 옷소매 끝동 현대 한국인 드라마 여주인공 할아버지 영조